환율상승과 소비자물가

통화량이 환율상승과 소비자물가에 끼치는 영향

본원통화량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지, 아니면 환율이 소비자물가에 영향이 큰지 논란이 있긴 있었으나, 원자재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는 소비자물가에 환율이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한국처럼 환율상승 요인이 자국 통화량 증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외화유동성 부족에 영향을 준다면 환율상승이 소비자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환율변동폭이 큰 시기에는 환율과 소비자물가지수 관계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달러표시 GDP와 원화표시 GDP 비교를 통해서도 환율이 소비자물가에 끼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연도별 달러표시 GDP가 1억 달러일 경우, 환율이 900원이면 원화표시 GDP가 900억 원, 환율이 1,000원이면 원화표시 GDP는 1,000억 원이 된다. 미국의 달러가치가 고정이라면 한국의 GDP 증가율은 환율상승에 따른 순수한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본원통화량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크지 않다. 특수한 경우란 전쟁이나 내란과 같은 시기에 본원통화량이 증가하면서 소비자물가가 급등하는 때이다. 전쟁이나 내란도 엄격하게 말하면 통화량 때문이라기보다는 경제활동이 마비되어 재화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것을 이용해 일부 투기 세력이 사재기를 하는 데에 원인이 있다. 사람에게 궁극적으로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고, 옷과 음식 등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재화이기 때문에 이들 재화의 생산량이 감소하면 통화량이 줄어들어도 물가는 상승할 수 밖에 없다.

투기성 재화시장에서도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시장은 투기에 성공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투기세력은 공급이 부족한 재화를 대상으로 사재기 하는 경향 때문에 가격이 급등하는 것이지, 통화량 때문이라고만 할 수 없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도 기상재해 등으로 곡물 생산량이 감소하는 대신 곡물 수요 증가와 함께 투기 세력이 가세한 것이 원인이지, 통화량에서만 원인을 찾을 수는 없다. 세계적으로 늘어난 통화량에도 불구하고 도시화 과정에 주택이 부족한 중국 등 일부 개도국을 제외하고 부동산가격이 안정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통화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물가가 장기간 안정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는 중국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의하면 2000년 대비 2009년 중국의 본원통화량 증가율은 300%이지만, 소비자물가는 10년 이상 안정되고 있으며, 같은 기간 실질적인 GDP는 크게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경제학자와 언론은 환율상승에 따른 소비자물가보다 통화량 증가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을 우려하여 금리인상을 요구하거나 통화긴축 정책을 주장하는 경향이 있다. 통화량 증가요인이 경상수지와 자본수지 흑자에 기인할 경우, 통화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환율하락에 힘입어 소비자물가가 하락할 수 있음을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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