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생긴 내 취미는 수필집이나 소설책을 읽는 것이다. 새로생긴 나의 “독서 취미”는 어느날 불현듯 찾아왔는데, 그 계기는 한 강의시간에서 녹음한 나의 엉뚱한 질문에 의해서이다.
영어라고 하면 (어느정도는..ㅠㅠ) 자신있다고 생각했다. 원어민과의 대화에 있어 문제가 없고, 영어로 가르치는 일을 하고, 영어로 발표도 해봤으니깐..
최근 한 세미나에 참석했고, 강사는 열명남짓 앉아있는 우리에게 아주 심오한 질문을 던졌다. 모두들 깊이 생각을 하는지 꽤 오랜시간 조용했다. 나는 그 적막을 깨고 아주 자신있는 목소리로 질문과는 무관한 말을 했다. 이를테면 “우리는 왜 사나요?” 라는 질문에 “학생들의 책 선정 및 발표가 아주 좋았어요.” 라는 동문서답을 한 것이다.
내가 무슨짓을 했는지 그 시간에는 정녕 알지 못했다. 그랬으니 뻔뻔하게 세미나가 끝나는 그날까지 싱글벙글 웃으며 동료들과 대화하고, 한 뼘 더 성장했다는 뿌듯함을 안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겠지. 집에 돌아와 그 녹음한 내용을 다시 들었을 때는 내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워, 다시는 그 클라스에 있었던 그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녹음기에서 들리는 내 목소리는 트라우마가 되어 그 녹음을 다시는, 적어도 1년 이내에는 듣고 싶지 않다.
어떤 일이 발생했을때.. 때로는 내 상태나 상황에 따라 그것이 크게 다가와 내 일생에 아주 쇼킹한 일이 될 때도 있고, 때로는 같은 일이라도 아무것도 아닌 때가 있다. 녹음기 사건은 전자에 속했다. 왜그랬을까.
왜 이해를 못했을까? 영어가 문제일까? 집중력이 부족해서일까? 내 머릿속에 다른 생각들로 가득차 있어서? 내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나?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잘 모르겠지만 모든것이 복합적인것 같다. 첫째 영어가 부족해 이해력이 딸린다. 또 생각해보니 한국에서도 강의나 설교를 제대로 이해했던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1:1 대화를 할 경우 잘 이해가 되지만, 강의를 들을 때면 한국말로 듣던, 영어로 듣던 (더.욱.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독.해.력. 부족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일단 독해력을 높이자는 생각에 이 책 저 책 닥치는 대로 읽고 있다. 일단은 한국말 책 부터. 처음에는 집에 있는 책들로 시작해서, ridibooks 에서 나오는 전자책으로.. 그러다 aladin us에서 한국책들을 하나 둘 사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전자책보다는 종이냄새 나는 진짜 책이 더 좋다. 눈에 보이는 책이 늘어갈수록 유식해 지는 느낌도 들고.
내가 처음 살았던 보스톤에는 한국 서점이 아예 없었고, 이곳 뉴저지 서점의 한국 책들은 정가보다 2~3배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었으므로 마음에 드는 책이 있어도 들었다 놓기를 여러번 반복한 끝에 빈손으로 나오기가 대부분이었다. 최근에 배송이 원활해지고 여러 배송 업체들이 생겨나고 경쟁을 하면서 배송비가 저렴해졌고, aladin us 를 통해 한국 소비자가로 배송비없이 (얼마 이상 구입을 할 경우) 구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부족한 독해력을 새삼 느낀 것이 지금이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몇 년 전에 이 쇼킹한 일이 왔더라면 비싼 책값이 아까워서 들었다 놨다 고민만 더 늘었겠지? 없는 살림에 독해력은 무슨~ 하면서 그 사건은 아무도 모르게 고이 잘 덮고 룰루랄라 지냈으려나?
해외에서 저렴하게 혹은 무료로 한국책 보는 방법
- ridibooks.com 을 통해 전자책을 구입한다. 장점 : 종이책보다 저렴함. 좋아하는 문구를 사진으로 보관할수 있음. 결제후 즉시 읽어볼 수 있음. 단점 : 현재 나와있는 책에비에 다양하지 않음
- 미국일 경우 aladinus.com 통해 구입한다. 다른 해외지역은 어떤지 모르겠다. LA같은 경우 이틀만에 책을 받아볼 수 있고, 내가 사는 동부는 약 5~6일정도 걸린다. 장점 : 다양함, 종이책을 가질수 있음 단점:받아보는데 시간이 걸림
- 한인이 많이 사는 지역 도서관을 이용한다. 장점 : 무료로 볼 수 있음 단점 : 읽고 싶은 책이 없을 수도 있음 ㅠ
kongblyrc@gmail.com